2000s, Folk, 한국대중음악 리뷰, Pop, R&B, Rock

조규찬 『Guitolog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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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티스트로서의 인기, 또는 상당수의 팬과 대중들의 관심이 그의 초기작들에 쏠려 있는 엄연한 사실을 애써 부인할 생각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조규찬을 거론할 때 단연코 첫 손가락에 꼽는 앨범들도 사실은 그것들이라는 것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명작의 의미와 가치는 늘 변할 수도 있고 특히나 현재진행형인 뮤지션들에게는 더욱더 그렇다고 생각한다. 전성기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거나 대중적인 환호도 예전만은 분명히 못하다는 이유만으로 필터에 거를 이유는 없다. 그의 여덟번째 앨범에는 그러한 편견들을 뒤로 하고 음악인 조규찬의 오랜 내공과 뛰어난 작품 생산 능력이 곳곳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자신의 제자리 찾기에 조금은 방황한 듯, 부담스런 보이스 컬러와 이리저리 무리수를 두는 그의 모습이 담겼던 5집 이후의 음반들을 명반이라 부르기는 힘든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멋진 곡을 쓰고, 소름이 돋을만큼 감동적인 목소리를 선사하는 조규찬만이 다시 오롯이 남아 있는 것이다. 얼마나 오래 기다려왔던 그의 개성인가. 또 얼마나 고대하던 아티스트쉽이란 말인가. 『Guitology』라는 제목에 한치의 부끄럼이 없다.

그야말로 컨템포러리한 모던 록과 고전적인 리듬 앤 블루스, 최신 팝을 넘나들며 기타와 보컬의 현란한 인터플레이를 들려주는 그의 감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날이 살아 있다. 섬세하고 미니멀한 보컬의 느낌을 잘 살려낸 「잠이 늘었어」, 가녀린 떨림의 공명이 감동을 극대화시키는 「Don’t」, 누구도 모방하기 힘든 다채로운 보컬의 매력을 담뿍 담아낸 올디스풍의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에서 확인되는 그의 뚜렷한 목표의식과 존재감은 흔히 그의 전성기라 ‘생각되어졌던’ 90년대 중반의 그 어떤 앨범에 뒤지지 않는다. 아니, 음악의 해석이라는 면에만 한정 짓는다면 그의 ‘최근작’은 그의 ‘최고작’일지 모른다.

글: 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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